한화시스템 beyond sw 부트캠프가 시작된지 2주가 지났다.
2주간 linux와 database(mariadb)에 대한 강의를 했고, 이제 거의 database가 끝나간다.
사실 그동안 db 강의를 해오면서 DB에 이 정도 여유있는 시간이 주어진 적이 없었고, 다소 깊이 있는 주제들. 예를 들어 동시성 이슈, 정규화, db 모델링 같은 부분은 가볍게 언급만 하고 넘어갔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던만큼 최대한 깊이있게 위 주제들을 충실히 다루려고 했다.
미리 대부분의 강의 자료를 다 준비해놨음에도, 매일같이 부족함을 느꼈고 매일 일찍 출근 늦게 퇴근을 반복하며 추가자료를 준비했다.
전날 수강생이 어려워하거나 내가 만족하지 못한 강의는 다음날 다시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다시 준비하기도 했다.
눈뜰때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강의에 대해 생각했고, 수업내용에 대해 고민했다.
금요일이 되니 긴장이 풀려 몸살감기 비스무래 와버리긴 했지만, 스스로 최선을 다한 한주였다고 생각해서 기쁘다.
실무에 있을때도 그랬지만, 온전히 몰입한다는건 엄청난 소모를 야기하지만 엄청난 성장을 동반하는 것 같다.
고등학교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글귀가 하나 있었는데, 출처를 못찾다가 드디어 찾았다.
높은 꿈과 궁핍의 현실 사이에서 삶을 살아내는 일은 늘 “비탈길”을 올라가는 고단함이거나, “터널”을 지나가는 불안의 시간일 터이다. 그 고단함과 불안의 시간을 묵묵히 감내할 때, 속꽃을 피우는 무화과(無花果)와 같이 삶의 안쪽에는 어떤 무늬들이 아로새겨질 것이다.
-정진혁
작가님이 그리 유명한것 같지도 않고, 정말 아는사람이 별로 없을만한 글귀인것 같은데 고등학교땐 포스트잇에 적어 지갑에 넣어놓고 소중히 간직했던 문구였다.
뭔가 지난날들이 현실적인 문제이든, 감정적인 문제였든 항상 치열한 상황속에 놓여왔던거 같은데, 지금 나에겐 어떤 무늬들이 남아있는지 새삼 생각이 깊어진다.
지워버리고 싶은 무늬들도 있지만, 묵묵히 견뎌내며 힘들게 새겨놓은 자랑스럽고 소중한 무늬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터널이 어떤것일지는 모르겠으나, 되도록이면 그길을 지나고 따뜻한 흔적을 가진 무늬들이 새겨졌으면 좋겠다.
최근들어 강한사람보단 따뜻한 사람이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드는데, 사실 한결같이 인자하고 따뜻한 사람은 진정으로 강한 사람일 것이다.
날도 춥고 몸에 기력이 없으니 ㅎ 감상적인 생각에 빠지는데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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